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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스포있음) 자영업하다 말아먹고 갈 곳이 없어 부모님 집에 기어들어가고, 날 좋아하지 않는 남자에게 기대하고, 가장 친한 친구의 베프 타이틀을 빼앗길 위기까지! 상황은 안 좋고 어렵게만 돌아가는데 어쩌다 만난 경찰은 계속해서 헤드라이트를 고치라고 잔소리한다. 그리고 그만둔 쿠킹을 다시 시작하라는 말도! 사실 영화를 보고 있는 나야 애니가 쿠킹을 다시 시작하고 헤드라이트를 고치고 경찰관과 잘해보면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 되겠구나 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보이지만 애니는 몇 번이고 밀어낸다. 자신이 보는 자신의 인생은 뭐든 명확하지 않고 어떤 때에 무얼 해야하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알 수 없는 수렁에 빠졌을 때, 영화관객 같은 시선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시선이 너무나 냉철하고 날카롭다면 우리는 쉽게 상처받고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내가 해피엔딩으로 내달릴 수 있게끔 방향을 제시해주며 되도록 따뜻하고 상냥한 말로 얘기해주면 좋을텐데 세상에 그런 조언이 있을까? 아니요^^ 그런 조언은 없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있다. 바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이나 친구, 연인들의 조언이다. 그들에게서 들은 조언이 마음에 들지 않을 확률 99%겠지만 ㅋㅋ 그들은 따뜻한 시선을 가진 영화 관객이다. 최대한 돌려 말한 게 그정도일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빨리 정신을 차렸으면 싶어서 그렇게 말하는 걸 수도 있다. "이제 밑바닥을 쳤으니 올라갈 일만 남았네^^" 라고 말하는 극중 애니 어머니의 말처럼ㅋㅋㅋ 어디까지나 그들의 경험에 빗댄 조언이니 모두 다 들을 필요도 없고 지나치게 상처를 받을 이유도 없다. 

헤드라이트를 고치는데 애니는 왜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 무언가 잘못되고 자꾸 나쁜 일만 일어나는 느낌이 들 때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차근차근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애니의 경우는 헤드라이트였겠지만 지금 나의 경우는 고장난 드라이어와 지저분한 냉장고 안이 될 듯. 이렇게 하나씩 고쳐나가며 내 인생을 내가 잘 살고 있구나, 마음 먹은대로 제대로 통제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기분. 그 기분이 어쩌면 인생의 전부가 아닐까 ㅋㅋ 통제가 안 되는 것엔 빨리 미련을 버리는 연습도 필요하겠구.. 

사실 지금 이렇게 쓴 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 뒤에나 든 생각이지 사실 영화 볼 땐 아무런 생각도 안 들고 웃기기만 웃겼음. 가장 웃겼던 부분은 결혼하는 친구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마이크를 들고 한 마디하는 장면이었음.  


명탐정 코난 극장판

명탐정 코난 극장판

(스포있음) 
1. 시계장치의 마천루 
폭탄테러와 신이치의 생일, 붉은 실의 전설. 처음엔 좀 흥미진진 했다. 1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이 주어지다보니 이곳저곳에 복선도 많은 것 같고 초반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다 의심쩍은 느낌이 들어 무척 주의 깊게 보게 됨. 코난의 얼토당토 않는 무기나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액션들 ㅋㅋ 모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면서 봐야한다는 걸 알게 됨. 하나의 사건 만으론 좀 부족하다 싶었는지 사건 몇 개를 엮어놨는데 좀 산만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진지하게 봤지만 범인의 폭파 동기?가 좀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이라 실망함. 그냥 붉은 실을 끊지 않은 란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나 봄. 

2. 14번째 표적 
모리 코고로(유명한 씨ㅋㅋ) 탐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연쇄살인. 트럼프 카드와 와이프를 쏠 수 밖에 없었던 모리 코고로의 사정 등. 트럼프 카드라는 좋은 설정을 아깝게 소진해 버린 것 같은 느낌. 게다가 이번 역시 살해 동기 너무나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구요..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이라는 너무 눈에 빤히 보이는 설정이라 역으로 범인 너무나 빠르게 눈치채 버림 ㅜㅜ 게다가 물속에서의 그 인공호흡은 너무나 쓸데없는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구 폭탄이란 건 마음만 먹으면 개나소나 다 제작가능해 보여서 추리가 크게 필요 없는 살해방법인듯.. 란의 부모님 얘기와 뭐 오해... 같은 걸 풀었다. 

3. 세기말의 마술사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와 그레고리 라스푸틴 이야기. 달걀 같이 생긴 보석에 얽혀있는 갈등. 이것마저 재미 없으면 정주행을 포기하려고 했는데 뜻밖의 재미가 있었음. 처음으로 핫토리 헤이지와 괴도키드가 등장한다. 난 코난을 만화로도 애니메이션으로도 접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처음 봄. 신이치 같이 추리에 능한 능력자가 한 명 더 있다는 사실과 범행(이라고 하지만 정의로운 도적 느낌의)에 능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워지는 것을 느꼈음. 게다가 하이바라 아이도 처음 등장했는데 여기선 짧게 어떻게 만났는지 이전 줄거리 얘기하듯 보여준다. 이야기 자체는 러시아 왕족과 그에 얽혀있는 이야기, 보석 정도라 서프라이즈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살해동기도 납득이 되었고... 괴도키드의 놀라운 변장능력에 솔직히 눈이 팔려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끝나있었다!가 맞는듯. 나름 괜찮게 봤다.  

4. 눈동자 속의 암살자 
경찰 살인사건. 의사 자살사건과 연관된 이야기. 신이치가 사라졌던 그 놀이동산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이전 편보다 편집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도 상당히 높았던 편이다. 란이 기억상실에 걸리면서 자칫 지루할 수 있던 추리물을 흥미롭게 끌고 갔다. 오른손잡이, 왼손잡이가 어쩌구 하면서 아주 적은 힌트만으로 범인을 알아낸 게 좀 황당하긴 하지만 어쨌든 범인은 나름 이유가 있어서 살인을 저질렀고 그게 아주 황당한 이유는 아니라 그럭저럭 볼만 했음. 솔직히 코난이나 다른 사람들이 몇 번이나 범인의 실루엣을 보았음에도 몽타주가 추려지지 않는 것이 좀 아이러니 했지만..^^ (세기말의 마술사에서도 패러글라이딩 하는 괴도키드를 범인이 밑에서 총으로 쐈고, 코난이 그걸 봤지만.. 여자인지 남자인지조차 유추가 안된다고 하는 설정이 있었음) 그리고 가끔 코난 성격 좀 별로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속마음으로 상대방 비꼰다든지 할 때.. 어린 아이를 연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비꼬는 말을 못하는 게 아니라.. 신이치 그냥 성격이 속으로 비꼬는 그런 성격 같음.. 이라고 혼자 결론 내림 ㅋㅋ  

5.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 
쌍둥이빌딩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폭탄테러. 찾아보니 2001년 개봉작이던데 어쩜... 우리나라 롯데월드타워를 보는 것 같고 ㅋㅋ 왜 안 좋은 점은 꼭 답습하는지 알 수 없음. 가끔 주제가 넘나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풀어가는 게 만화적이라 그렇지. 검은 조직들이 하이바라 아이를 찾아 죽이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는 내용이다. 건물을 탈출할 때까지만 해도 평정심을 유지했던 나.. 갑자기 보드로 건물사이를 뛰어넘고 폭탄의 폭발력을 이용해 자동차로 옆건물로 이동하는..^_^ 게다가 다친 사람이 아무도 없구요. 이건 좀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장을 살해한 범인도 그 이유가..ㅋㅋㅋ 뷰때문이라는 사실에 눈물이...란이 아이들 연애고민상담 들어주는 게 제일 좋았던 장면이다. 게다가 코난 안고 타잔되는 모습까지... 

6.베이커가의 망령 
가상현실 게임 런칭 행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다잉메세지. 그리고 '노아의 방주'라는 AI가 시스템을 점령해 게임 체험단 어린이들의 목숨 건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 중 하나가 셜록홈즈 배경이었는데 일단 추리만화가 셜록홈즈 에피소드를 끌어왔다는 점에서 '작정하고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도 주인공 이름과 연관 깊은 작품이라 잘못 만들었다간 망신 당할 게 뻔했는데 용감한 도전이었고 성공했다고 생각함. 거기다 잭더리퍼까지 끌어왔으니... 잭더리퍼와 셜록홈즈는 같은 시대이긴 하지만 셜록홈즈 소설에 실제 살인마인 잭더리퍼가 나온 적은 없다. 하지만 코난도일은 실제로 잭더리퍼를 연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의 주장 중엔 잭더리퍼가 여장을 하고 다닌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베이커가의 망령>에서 여장을 한 잭더리퍼를 만날 수 있다. 참고로 잭더리퍼 관련 미드? 영드?는 <화이트채플>이 괜찮았던 것 같음. 시즌1은 노잼이었는데 갈수록 재밌었던... 참고로 <화이트채플>은 카피캣(모방살인)에 대한 것도 많이 다룬다. 

어찌 되었든 이 영화는 전작 <천국으로 카운트다운>과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꼬집는다. 기득권은 그 권력을 세습한다는 점, 그리고 아시아 교육이 가지고 있는 현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당시엔 그저 상상력에 지나지 않았던 인공지능 AI. 로봇이 발전하면 역으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 라는 상상에 기반한 영화들이 꽤 있는데 이것도 그것들 중 하나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현실이 된 지금, <베이커가의 망령>이 그저 상상력에만 의존한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베이커가의 망령>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노아의 방주'는 배우며 성장하는 속도가 인간의 5배다. 인간이 5년동안 배워야 하는 걸 1년만에 배운다는 설명이 나옴. 그리고 극 마지막에서 '노아의 방주'를 개발한 히로키는 이 인공지능이 나쁜 어른들의 손에 들어갈 걸 염려해 인공지능을 자폭시킨다. 이 염려가 지금은 현실이 됐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산업 구조가 또 한 번 바뀌어서 혹시 내가 실업자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반대로 이득을 보는 사람을 묻는다면 어렵지 않게 히로키가 말한 '나쁜 어른들'을 떠올릴 수 있다. 바로 현재의 기득권들이다.  '노아의 방주'라는 인공지능의 이름도 흥미롭다. 선택된 자들만이 탈 수 있는 배. 기득권들의 배. 앞으로의 산업구조를 바꿀 AI에게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라기 보단 대놓고!라고 생각하지만ㅋㅋ 영화 중간에 이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함) 

솔직히 이 작품은 그냥 단순히 추리만화 시리즈로 보기 어렵다. 앞으로 일어날 사회 문제를 나름 통찰력 있게 파악하고 만화적으로 풀었다는 게 (개발자가 자기가 만든 AI를 자폭하게 만듦) 의미가 있는 듯. 셜록홈즈+사회문제 여기까지만 해도 신경 많이 쓴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 적응을 못해 외국 갔다가 천재소리 들으며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하고 마지막엔 자살을 선택한 히로키가 게임을 끝내고 나서 "이렇게 한 번 놀아보고 싶었다"는 대사를 치는데 정말 찡했다. 게임 내내 자신이 이겨야 될 코난을 도와줬으면서 ㅠㅠ 마지막 일본 특유의 드라마까지... 모든 요소가 다양하게 들어있는 짬뽕 같은, 강렬한 영화였다. 

7.미궁의 십자로 
요시츠네와 벤케이 이야기를 모토로 펼쳐지는 교토 연쇄살인사건. 그리고 핫토리의 첫사랑이 토야마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요시츠네 이야기 왜 이렇게 낯선가 했더니 예전에 관련 만화책을 본 기억이 있다. 바로 <차나왕 요시츠네>인데 한동안 잊고 있었네. 고등학교 때 즐겨봤던 시리즈였음. 아무튼 이야기는 야쿠자? 같은 일본의 조직 내부에서 벌어지는 서열, 정치 싸움이고 숨겨진 보물(불상)을 찾는 이야기였음. 수수께끼라며 그림이 나오고 노래가 계속 반복 되는데.. 초중반부터 대충 눈치를 까서 추리 자체가 별 재미없었다. 벤케이 말고 요시츠네가 되고 싶었다는 범인의 말도 그다지 와닿지 않았고.. 아마 쿄토 지역을 잘 알고 있거나 일본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무척 재밌었을 것 같음.  

중간에 마이코가 나오고 요정이 나오는데 좀 혐오스러웠음. 아무리 봐도 술자리에서 흥을 돋궈주는 도우미 역할이지 않나. 남성들이 정중히 대해준다고 해도 결국 율동에 가까운 춤을 보여주고 원시적인 게임을 하는 놀이상대에 불과한 것이다. 가끔 느끼는 건데 일본은 약간.. 이런 마이코나 게이샤를 나라에서 적극 추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예쁜 기모노를 입을 수 있고 우아하며 멋진 직업이라고. 뭐 충분히 그들은 그들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나 애들이 볼 수 있는 영화에까지 노출된다는 게 웃김. 게다가 모리 코고로는 계속 만지려고 하고... 뒤늦게 도착한 란이 만류하긴 했지만 여긴 원래 그런 곳이야, 당연해~ 라는 식의 연출은 토나왔다. 수습을 못 하겠으면 그런 소스는 넣질 마세요. 

8.은빛 날개의 마술사 
뮤지컬 여주인공이 가진 보석을 괴도키드가 노리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쫑파티겸 놀러가는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추락... 인데 사실 이야기상 추리랄 건 전혀 없었다. 처음 공연장에서 괴도키드를 잡는 것도 별다른 추리가 필요 없었고 비행기 안에서 여주인공을 누가 죽였냐가 가장 큰 추리 이벤트였는데 너무 쉽게 일단락되고 만다. 힘을 준 것은 비행기 추락 관련 이야기인 것 같은데 현실감도 없고 그저 그렇네요.. 괴도키드 실제 얼굴이 신이치와 많이 닮았다는 점이 놀라운 설정이었고 그외는 뭐... 괴도키드라는 캐릭터는 밸런스를 붕괴시켜 이야기를 좀 더 재미없게 만드는 것 같음. 코난이 일본의 먼치킨 캐릭터라면 괴도키드는 중국사극 캐릭터라고 해야하나. 날아다니는 걸 기본으로 하니깐.. 

9.수평선상의 음모 
소노코(보라)의 빽으로 크루즈를 타게 된 코난일행은 숨바꼭질을 하며 즐거웠지만 곧이어 일어난 연쇄살인과 이어진 폭탄테러. 가라앉는 크루즈에서 코고로가 활약한다. 코난 정주행을 하면서 언젠가 코고로가 소 뒷걸음질 치다 잡는 식이라도 진짜 범인을 잡아내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에피소드가 그것이었고 나름 제대로 추리해서 잡음. 게다가 공범이 아닌 두 명의 범인설정도 산뜻했으나... 역시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목격한 한국인으로서 정말 보기 어려운 에피소드였음. 상황은 전혀 달랐으나 그냥 무언가가 침몰한다는 것이.. 2014년의 그 사건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구명조끼를 나눠주고 빠르게 대처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왜 저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음. 란이 가라앉는 배로 다시 뛰어드는 발암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무모한 장면은 아이들에게도, 어른에게도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10.탐정들의 진혼가 
초대받은 놀이동산, 알고보니 사람들 목숨을 담보로 하는 추리게임이었고 정작 인질(어린이 탐정단과 란)은 그 사실을 모른 채 탐정들만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 헤이지를 비롯해 여러 탐정들이 협박을 당하고 추리하는데 하쿠바 사구루(백준수)의 극장판 첫 등장. 그러나 후반부에 괴도키드가 사구루로 변장했다고 밝혀진다. 물론 나는 전혀 몰랐고... 어느 한 대학의 동아리에서 시작된 살인사건의 전모. 욕심 많은 여성에게 두 남자가 휘둘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다양한 인물이 총출동한 걸 보면 10주년 작정하고 만든 것도 같지만.. 추리 자체가 너무 싱겁게 풀린다. 특히 코난이 정신을 잃고 박사님 차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사건의 진상이 꽤 많이 밝혀져있어 '그랬대~' 하고 헤이지 말로 대충 때우는 부분이 그러했음. 그리고 놀이공원에 갇힌 인질들이 소매치기범을 잡는 것도.. 경찰은 일을 안 하나? 싶은 부분이었는데 소노코(보라)가 얼결에 잡아버리는ㅋㅋㅋ 좀 띠용한 장면이 별루였당. 

11.감벽의 관 
도심 루팡 일당 복면을 쓴 강도가 붙잡혔는데 일본의 섬 이름과 외국인 이름을 남기면서 죽음. 그 섬에서 펼쳐지는 살인?이다. 앤보니와 메리 리드라는 영국 해적 실존 인물이 남긴 보물을 찾는 내용.(일본에 남겼다는 건 픽션임) 섬 프로그램 중 하나인 보물찾기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탐정단이 움직이고 란과 소노코는 트레져헌터의 미끼가 되어 보물을 찾는다. 트레저헌터 한 명이 상어에 물려 죽는데 이게 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판단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지만 사실상 살인사건의 전모를 밝혀내기 위한 추리라기보단 보물 찾기에 대한 추리 내용이 주를 이루고 나중에 범인을 밝혀내지만 별로 궁금하지 않았던... 범인보다 트레져헌터 놈들이 더 나빠보였던 그런 아이러니. 앤보니, 메리리드로 란과 소노코의 우정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어느 하나 크게 와닿는 것이 없었음. 

12.전율의 악보 
건너뛰어버림 

13.칠흑의 추적자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타워에서 바라보는 별자리. 그리고 검은 조직이 연루된 이야기. 검은 조직 중 한 사람이 죽는데 조직원들간의 어떤 갈등 같은 걸 조금 느낄 수 있었음. 같은 조직이래두 완전 개인플레이라든지. 신이치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 그 긴머리조직남에게 치명적인 실수여서 다른 조직원이 꼰지르려는 장면을 봐도... 그것 말곤 별로 인상 깊은 내용이 없었다. 

14.천공의 난파선 
의외로 좀 재밌게 보았음. 괴도키드를 잡기 위해 소노코의 삼촌이 커다란 비행선을 만들었고 그 비행선이 납치&세균 테러 되는 이야기. 여전히 빗발치는 총알을 피하고 강한 축구공 슈팅으로 사람을 기절시키는.. 적응 안되는 이야기는 여전하지만 괴도키드와 코난& 핫토리의 협업이 볼 만 했다. 국보급 불상 훔치기라는 결론이 좀 시시했고 반전을 위해 비행선에 악당들 잔뜩 태운 것도 좀 별로였음. 납치범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게 이 화의 메인 퀴즈였는데, 차라리 돈이나 감옥에 있는 인질을 풀어달라는 식의 요구를 하며 뒤로 불상을 훔쳐냈다면 더 재밌었을 거라는 생각을 함. 요즘 미드나 영드는 이런 이중트릭을 많이 쓰는데 천공의 난파선은 확실히 예전 이야기라 이런 부분이 아쉽네예. 

15.침묵의 15분 
15주년 기념 에피소드라 그런지 제목에도 15가 들어간다. 근데 내용은... 사실 흡입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도지사가 협박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새로 개통된 철도 테러(정확히 하자면 철도가 지나가는 자리 밑 터널 폭파)가 코난의 활약으로 실패로 돌아간다. 폭발하는 터널에서 사상자 한 명도 없이 모두 살아남는데 이런 터무니없는 액션 전개에도 난 놀라지 않았다. 나름 단련되어 있다고 믿고 있었음. 하지만 이 믿음은 이후 전개되는 내용 때문에 산산조각 나고 만다. 코난은 과거 도지사가 댐건설을 할 때 그곳 주민 몇 명과 트러블이 있던 것을 알고서 그곳을 찾아가는데 빙고였음. 그 지역 출신의 수상한 동창생들 5명정도로 용의자는 축약됨. 개인적으로 이런 전개를 좋아한다. 이중에 범인이 있고 누구일까?! 전형적인 아가사 크리스티 느낌! 그래서 김전일을 좋아했던 것도 있다. 밀실 살인사건, 호텔 살인사건 이런 류 ㅋㅋ 아무튼 그 동창생 중에 누가 범인인지 코난이 빨리 알아채긴 하지만 댐폭파를 막진 못한다. 그리고 시작된다. 터무니없는 액션이... 눈위에서 달릴 수 있게 박사님이 개조해 준 보드를 타고 폭파된 댐의 물보다 빠르게 달림ㅋㅋㅋㅋ 그렇게 반대편에 있는 설산으로 올라가 산사태를 일으켜 마을이 수중에 잠기는 악재를 코난 혼자서 막는다는... 그런 에피소드. 산사태를 일으키는 방법은 보드로 지그재그 올라간 다음에 바닥을 손으로 내리치면... 일어난다. 산사태가 일어나고 코난은 눈에 묻혀 갇히지만 15분만에 란이 찾아낸다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네.. 진지하게 보던 날 바보로 만든 에피소드였음ㅋㅋㅋㅋㅋ 왓챠 들어갔더니 악평이 가득했다. 팬들조차 외면한 에피소드였던 것임.. 코난이라는 타이틀이, 15주년 극장판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부담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16.11번째 스트라이커 
코고로 탐정에게 테러를 예고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탐정소가 있는 거리를 폭파시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번에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액션이 있다. 바로 축구장 전광판에 설치된 폭탄을 코난 혼자서 제거하는 장면인데 차고있던 멜빵을 이용해 전광판이 앞으로 넘어지는 걸 막는..^^ 이번에도 보드타고 전광판에 올라가심 ㅋㅋ 진짜 이런 터무니없는 액션을 보게 되면 난.. 집중력을 상당히 잃어버리고 만다. 약한 몸으로 축구를 좋아하던 소년이 쓰러지고 구급차로 급히 이송해보지만 사람들 행렬 때문에 조금 늦음. 소년이 죽자 소년을 가르치던 축구선수가 원한을 가지고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인데 구급차를 막았던 그 행렬이 축구 서포터즈+코고로 탐정이었음. 경기를 뛰고 있는 각팀의 에이스들이 공으로 상대편 골대 가운데를 맞추면 폭탄이 멈춘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페이크였다는 그런 이야기... 추리랄 것도 없고 사랑이야기도 없다.  

루팡3세 vs 명탐정코난 
두 작품이 콜라보를 한 작품. 루팡3세 내용은 1도 몰랐지만 코난 극장판 <감벽의 관>에 아주 잠깐 루팡 모방범이 나왔었기 때문에 일러스트는 눈에 익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뜨였던 것은 코난과 루팡의 그림체가 확연히 다른 것. 코난의 선은 얇고 샤프한 것에 비해 루팡3세는 엄청 두껍고 약간 90년대 느낌이 난다. 시티팝이 흘러나올 것 같은 그런 일러스트. 스케일은 꽤 컸다. 외국 아이돌 에밀리오와 체리 사파이어, 그리고 망국의 이야기. 작지만 당해낼 수 없는 꼬마 코난과 어른이지만 장난끼 많고 철 안든 도둑 루팡 같은 캐릭터로 어느정도 합은 잘 맞아보였음. 하지만 루팡3세가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아주 웃김. 산드라라는 여성 캐릭터는 거의 헐벗고 다니는데 주변 남자들은 대놓고 침을 흘리고 다니고 바스트,허리,힙사이즈를 외우고 다니며 쓸데없이 욕조씬 같은 걸 넣는다. 코난이 란의 팬티를 본다든지 코고로가 마이코나 여성 캐릭터에게 침을 흘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애니메이션이었음. 구시대적 유물을 제가 또 이렇게 보고 말았네요... 

(계속 업로드 예정..이었으나 이제 그만 보려구여)


최근에 본 영화

최근에 본 영화

(스포있을 거임)

 

스파이더맨:파프롬홈

어벤저스 시리즈나 아이언맨을 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냥 어벤저스 외전 같은 느낌이었음. 이전 디씨 스파이더맨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주인공에게 짊어지게 했다면, 마블의 꼬맹이 스파이더맨은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도 숙제는 하고 놀아야 되지 않겠니..?" 수준의 무게감을 짊어지게 한다. 아이언맨의 후계자 뭐 이런 건 별로 와닿지 않았음. 그냥 아이언맨이 죽기 전에 만들어놓은 거 커스텀해서 입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좋았던 장면은 그 악당이 만들어 낸 환상속에서 주인공이 정신 못 차리는 장면이었다. 나도 눈앞이 핑핑 도는 체험@_@ 제이크 질렌할은 그냥 무난하게 소화한 것 같다. 나이트 크롤러 본 이후로 그냥 약간 핀트 나간 무서운 배우로만 보임.

 

알라딘

일단 이 영화는 ost에서 점수 반은 먹고 들어간다. 진짜 노래가 너무 좋음. 영화보고 나서 찾아들을 정도임. 근데 생각보다 A whole new world는 임팩트가 좀 약했다. 일요일 아침 8시 디즈니 만화동산 오프닝보며 자란 인간이라서 그렇게 느낀 것일수도 있음. 어렸을 땐 그냥 알라딘이랑 쟈스민이 서로 잘생기고 예뻐서 끌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이 들어서 보니 두 사람은 자신의 출신이 주는 역경을 힘들 게 견디고 있다는 공통점 덕분에, 그리고 알라딘이 자파의 꼬임에 넘어간 것 역시 출신에 대한 공감대 때문인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래서 어려서 본 콘텐츠를 나이 먹고 한 번 더 보라고 하는가 보다. 알라딘이 파쿠르 하는 것을 보며... cg를 감안해도 점마 저러다 관절 나가서 나중에 고생하겠다 고 생각했고 만화에서보다 쟈스민의 비중이 훨씬 크게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궁금한 건 윌스미스의 사주팔자임. 뭘 어떻게 타고 났길래 전성기 지나서도 이렇게 대박을 터뜨리는 거냐... 태몽은 뭐였어요. 공유해요.

 

우리 사이 어쩌면

미국 배경으로 아시아인들의 사랑 이야기인데 그냥 저냥 킬링타임용. 웃기려고 집어넣은 것들 별로 웃기지도 않았고 그냥 말이나 행동, 사고방식 등을 보면 그냥 미국인의 사랑이야기임. 키아누 나오는 건 트위터 짤로 이미 본 상태라서 그런지 그냥..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이거 책으로 읽으려다가 넷플릭스에 있길래 봤는데 그냥 책으로 읽을 걸... 싶은 영화임. 주인공이 건지섬에 가서 사람들에게 이야기 묻고 다니며 추리하는... 그러면서 스토리 전개하는 방식이 영화를 많이 루즈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함. 책에는 맞으나 영화에는 맞지 않는 포맷이었다고 생각한다. 릴리 제임스는 예쁘고 세계대전 때의 의상도 잘 어울렸으며 생각보다 그렇게 마르지 않아서 더 좋았음. 물론 필모는 너무너무 아쉬운ㅠㅠ 매튜 구드 너무 잘생겼고 글렌파월 매번 이런 시대 미국인, 상류층, 매너남으로 나오는 거 너무 웃김 ㅋㅋ 뭔가 귀족은 못되고 신흥부자 이미지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뒤늦게 봤는데 음 확실히 왜 추천 많았는지 알겠음. 제목에 걸맞게 연출 역시 상당히 과감히 상상력을 뽐냈고 주인공이 돌아다닌 곳들 풍광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용기를 내 해외를 둘러보고 온다고 해서 그 사람의 성격이 180도 외향으로 바뀌진 않겠지만, 삶에 어떤 변화를 주기엔 충분한 용기었다고 생각함. 좋은 메세지. 그리고 크리스틴 위그 넘 좋다...

 


보디가드

보디가드

나에겐 왕좌의 게임 롭으로 더 친숙한 리처드매든이 주연을 맡은 영국 드라마다. 왕겜 볼 때도 잘생겼다 생각했었지만 이 드라마에선 더 잘생겼다. 수염을 밀고 포마드헤어에 멀끔한 정장차림으로 주로 나오기 때문임^_^ 게다가 전직 군인>경찰의 신분이기 때문에 금욕 섹시미가 있음. 거기다 영국식 발음은 또 어떻구요? 극 중에서 애 둘 딸린 아빠로 나오는데 솔직히 처음엔 삼촌?정도로 생각했다. 리처드가 너무 어리게 느껴져서.

 

이처럼 1.주인공이 무척 잘났고 2.에피소드1은 주인공이 기지를 발휘하는 내용이고 3.심지어 드라마 제목까지 보디가드니까 먼치킨 주인공이 펼치는 복수극 따위를 처음엔 상상했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감. 시즌1을 끝낸 내 감상으로 이 드라마는 추리물에 더 가깝다. 그래서 내 성향과 더 잘 맞았던 거 같음. 그리고 세부적인 것들.. 예컨대 폭탄 해지를 어떻게 하는지, 어떤 대화가 오고가고 설득하는지 등등 얼렁뚱땅 넘길 수 있는 부분들을 자세히 보여줘서 좋았고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보여주는 장면 또한 많아서 좋았음. 

 

로맨스도 좀 있는데 이게 불호인 사람들이 꽤 있었다. 왜냐면 리처드의 상대가 나이 많은 여성이었기 때문. 하지만 난 이 부분 역시 다른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구도라 좋았음. 권력을 가진 여성이 부하직원과 관계를 갖는데 그 타이밍이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타이밍이었고 (계속 어떤 신호를 보낸 것도 아니고 갑자기 이뤄짐) 그렇게 때문에 이것이 상호이해관계가 아니라 좀 강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위력행사처럼. 게다가 부하직원은 일단 잘리면 안 될 이유가 있고, 신뢰도 얻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응하는데.. 현실세계 남녀를 반전시킨 느낌이었음. 하지만 이게 로맨스로 발전되어 나중엔 부하직원이 '내가 마치 룸서비스 같네요.' < 이런 식으로 투정 부리기까지 하고 ㅋㅋㅋ 청혼도 받는다. 리처드매든은 청혼 받을만 해.. 얼굴이.. 아무튼 얼굴로 모든 개연성이 생기는 그런 로맨스였음.

 

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주인공이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되는 일을 너무 어렵게 끌고 간다 였음. 아마 대부분의 시청자가 이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최근 본 영화

최근 본 영화

기생충

봉준호 영화 중 가장 흥미진진하게 본 영화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괜찮게 봤음. 영화를 가지고 논다 싶을 정도로 심장 쫄깃한 부분도 있었고, 캐릭터도 다 매력적이고 개연성도 있으며 메세지도 좋았음. 대부분의 사람들이 민감해 하는 '냄새'를 소재로 이용한 것도 탁월한 생각이었고 '지하철 냄새'에서 약간 뒷통수 맞은 느낌으로 봤다. 보고나서 2차를 찍겠거니 싶었는데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든다. 왜죠? 혼자 갸웃하다가 얼마 전 트윗에 알티된 글을 보고 깨달았다. '가난한 집안은 결코 화목하지 않다.' 내가 위화감을 느낀 부분이 이거였던 것 같음. 반지하에서 하루종일 함께 부대끼면서 서로를 한심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는 한국 가정이 과연 존재하나 하는 거였음.. 빈부격차와 계급사회 이야기를 좋아하는 봉준호가 개인 같은 작은 단위를 얘기하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진다. 이번 작품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얘기 많이 나오던데 글쎄... 난 오히려 박찬욱이 더 많이 떠올랐음. 예전에 박찬욱에게서 느꼈던 그 모랄까 약간 그 팬픽적인 요소라고 해야하나<ㅋㅋㅋ 이렇게 밖에 설명이 안됨. 웹소설 같은 요소 있잖아요. 보여주고 싶은 장면만 강렬하고 빠른 전개로 보여주는 .. 모.. 그런 걸 느꼈었다. 길게 쓰니까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아무튼 전개 빨라서 재밌었다는 얘기.

 

플로리다 프로젝트

에구 저렇게 살면 안될텐데 어쩌나... < 하는 할머니의 시각으로 봤음 ㅋㅋ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려고 발버둥을 쳐봤지만 실패하는 장면이 가장 안타까웠다. 결국은 부모의 자격이 없다며 아이를 빼았고 몸을 팔았다며 흉을 보고...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방식이 남일 같지 않았음. 엔딩은 씁쓸하다. 주인공 아이의 미래가 결코 장미빛이 아닐 거란 걸 아는 어른이 만든 결말 같다. 어떻게든 아이는 행복하게 살았다고 동화같은 결말을 주고 싶은 어른의 마음. 어떤 나무는 쓰러져도 계속 자란다고.

 

브레인 온 파이어

클레이 모레츠 내 눈에는 아무리 봐도 윤정수 여자버전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매력이야 하고 봤다가 끊지 못하고 끝까지 봤던 영화. 생각보다 몰입되게 잘 만들었고 클레이의 연기도 약간 과장된 듯 싶으면서도 괜찮았다. 근데 결말이 얼렁뚱땅 나버림...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얘기라 해피엔딩인 건 좋은데 'ㅅ' 재활과정이 거의 다 생략되고 너무 멀쩡한 모습으로 끝나서 오잉? 싶었음. 중간에 시계를 그리는 장면을 보고 어 이거 한니발에 나왔던 건데~ 했음ㅋㅋ

 

미스 슬로운

감상 후기 대부분에 제시카 차스테인 얘기 밖에 없길래 무슨 캐릭터일까 되게 궁금했는데 보고 나니 그럴만 했다~ 임. 승리를 위해 돌진 밖에 모르는 이 구역의 무법자 같은 느낌이었으나 알고보니 신념도 있고 의리도 있었다...는 이야기. 물론 의리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차차 생긴 것이지만... 난 논리로 무장한 대사가 많은 콘텐츠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기가 빨릴 정도로 말이 빠르고 많다. 미드 <뉴스룸>의 반가운 얼굴도 몇 보이고요. 개인적으로 좋았던 장면은 청문회에서 몸 파는 남자가 등장하고 퇴장할 때까지의 제시카의 연기다.

 

머더 미스터리

내가 좋아하는 F1관련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요즘 반응도 좋다길래 넷플릭스 끊은 겸 봤다. 일단 제니퍼와 아담은 무슨 진짜 부부 같음. 티키타카 잘 맞다못해 너무 걸죽한 느낌ㅋㅋ 신선한 조합이네? <이것보단 약간 진짜 지겨운 부부싸움 보는 느낌으로 보게 됨. 추리는 거의 그냥 무슨 순대 찍어먹는 소금 수준으로 조금 나온다. 추리물을 좋아하는 입장으로선 좀 부족했음. 그냥 코믹느낌으로 보면 됨. F1 내용은... 내장도 주세요라고 말했는데 다 떨어져서 꼭다리 남은 거 서비스로 가져온 수준으로 들어가 있음 ㅋㅋㅋ 이 영화 F1관련 오류 몇 가지를 써보자면 일단 F1 레이서 중에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고...(뒤에 물론 나오지만) 모나코 레이스는 목, 토, 일 이렇게 이뤄지기 때문에 선상에서 그렇게 희희낙락할 시간도 없으며 연기자가 탄 주황색 차는 맥라렌인데... 모나코에서 결코 1등을 할 수 없는 차다ㅠㅠ 그래도 맥라렌 팬으로서 잠깐 행복했다...

 


십이국기 봤음(애니)

십이국기 봤음(애니)

정말 오래간만에 애니메이션을 봤다. 동양 고전 판타지가 보고 싶어서 커뮤에 글을 남겼는데 <십이국기> 이름이 가장 먼저 보였다. 책이 나왔지만 이북은 아직 없고, 애니메이션은 나온 지 꽤 되었으나 연중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은 올해 9월쯤 완결 예정) 책을 볼까 싶었지만 내 취향이 아닐 경우를 생각해 애니메이션부터 보기로 했다.

 

애니메이션 <십이국기>는 일본에 살던 주인공이 다른 차원의 세계에 떨어지는 내용이다. 이렇게 간략히 말하면 정말 흔해 빠진 판타지처럼 느껴지나, 나는 나름 재미있게 봤다. 

 

1.성장물

<십이국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 중 하나는 성장물에 있다. 솔직히 제목만 봤을 땐 12개의 나라가 싸우는, 그래서 주인공격인 사람이 통일하는 그런 단순한 중국 무협?ㅋㅋㅋ 소설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대부분 등장인물의 성장에 맞추어져 있다. 때문에 갑자기 캐붕이 일어난다든지 납득이 안 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아마도 텍스트의 형태로 컨셉이 세세하게 잘 잡혀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애니를 보다보면 어떤 장면은 말로 때우고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래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 걸 보면 텍스트가 정말 중요하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듦.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음.

 

2.세계관

세계관 역시 독특하다. 12개의 나라에 각각의 왕과 기린이 존재하고 그들은 천명으로 점지되는 존재들이다. 세계관만 보면 되게 민주적이지 않은... 군주제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 역시 성장물을 위한 장치처럼 잘 쓰인다. 보다보면 90년대 초반 이야기 답지 않게 여성의 동등한 지위나 위치가 느껴지는데 아무래도 여성이 출산하지 않는 세계관의 영향이 크다. 이곳은 기도하면 아이가 나무에 열매처럼 맺힌다. 요마나 요괴에 너무 치중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보단 어느 위인의 전기에 가깝고, 정치나 역사를 기록한 것처럼 느껴짐.

 

좋은 점은 이렇게 두 가지이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좀 힘들었던 건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다. 주인공부터 시작해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거의 없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니가 나보다 더 불행해?" "그 자린 원래 내 자리여야했어!" "너무해!" 이런 대사 나올 때마다 고구마 100개 먹는 느낌으로 봐야했음. 그나마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공주국의 슈쇼우였음. 맞는 말만 하는 사이다 왕..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지만 역시 연중이라서 그런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대극국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보여주고 연중을 했어야지...! 이것 때문에 책을 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북이 없어서 고민 좀 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