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잘샀다] 크룹스 에그스티머 3구

[2018 잘샀다] 크룹스 에그스티머 3구

크룹스(krups) 에그스티머3구

내 경험상 달걀을 삶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우선 달걀을 삶기 위해선 냄비를 하나 꺼내야하고 여기서 설거지가 +1 된다. 특히나 살림살이가 없는 자취생들은 냄비가 보통 1~2개정도가 다인 경우가 많아서 계란 하나 삶고자 하면 다른 요리가 스탑 되는 경우가 많음. 게다가 시간을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물이 끓기 전부터 시간을 재면 한 10분? 달걀을 삶을 때 들어가는 가스비나 공수를 생각하면 계란 하나만 삶은 건 왠지 아까워서 여러 개 삶게 된다. 난 이게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달걀을 삶으면 매번 실패였다. 덜 익거나 너무 익히거나... 내가 좋아하는 반숙의 달걀은 정말 가끔 나왔다. 그래서 난 울면서 에그스티머를 결제했고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었음.

 

1. 부엌이 좁기도 하고 자리차지하는 것도 싫어서 3구를 선택했는데 매우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함. 나는 먹을 때마다 그때그때 이용하기 때문에 한번에 1개 아니면 2개정도만 삶는다. 혼자 쓴다면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생각.

2.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게 내가 원하는 삶은 달걀이 나오진 않는다. 설명서를 읽는다고 해도, 제공된 눈금 실린더를 이용한다고 해도 어려움. 왜냐하면 모든 기준이 독일의 그 하얀 달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노란 달걀과는 기준이 많이 달라서 여러번 테스트를 해보긴 해야함. 나도 시행착오를 좀 겪었다.

3. 안이 붉은 반숙을 만드는 방법: 1개 기준 실린더 눈금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3(hard의 3) 에 맞춰 물을 채우되 조금 모자라게 채우면 멋진 반숙이 된다. 오늘 아침에도 감탄하면서 먹음.

4. 이용할 때 가끔 계란이 터지는 (먹는 덴 문제 없음) 문제가 있었는데 계란의 좁은 머리가 아래로 오게 한 다음 넓은 머리에 구멍을 뚫고 삶으니 아직까지 터지진 않았음. 물이 새는 문제도 사라졌다.

5. 삶는 시간은 사실 냄비때 삶는 거랑 비슷하다. 그냥 좀 더 간편할 뿐.

6. 달걀이 다 삶아졌을 때 알람소리가 진짜 시끄럽고 우렁차다. 옆집에 들릴 정도로... 그래서 난 다 되었을 쯤에 미리 가서 대기하다가 울리자마자 바로 끈다. 우리집 고영님도 이 소리 되게 싫어하심 ㅠ...

7. 사실 제품 자체를 봤을 때 완성도가 높은 가전제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용량이 작은 에그스티머 자체에 점수를 준다. 한국이 만든다면 더 잘 만들 거 같다는 확신이 든다.

 

샐러드나 냉면등의 데코로 삶은 달걀 반띵한 걸 올리고 싶은데 삶는 게 귀찮아서 아름다움을 포기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이 후기를 바칩니다. 꼭 이 제품을 사라는 얘기가 아니라 용량이 작은 에그스티머가 주는 윤택한 삶을... 모두가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