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일기

주말일기

토요일 오전엔 청소를 했다. 쓰레기봉투가 다 떨어져서 쓰레기를 못 비운 것을 제외하면 나름 꼼꼼히 했음. 냉장고정리도 가볍게 했고 고영 화장실 배치도 좀 바꿨다. 이번 주 내내 관리를 못해서 시들시들해진 화분에도 물을 듬뿍 줬고 세면대 조금 막힐랑 말랑해서 뚫음. 오후엔 요리를 하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현미와 병아리콩을 미리 불려놓지 못하는 바람에 샐러드 채소 손질과 비나그래찌만 간신히 만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밥솥에 발아현미라는 메뉴가 있어서 불리지 않고도 바로 할 수 있다고 함^^ 물론 2시간정도 걸리지만요.. 비나그래찌 만드는 도중에 L에게 연락이 와서 신나게 통화했다. 못 본 지 벌써 반년인데 마치 어제 본 듯이 이야기 했음.

 

결국 엄마가 준 빵과 요거트 등으로 대충 해결하고 저녁엔 운동을 30분정도 한 다음에 연습경기와 퀄리를 봤다. 퀄리땐 복숭아아이스티를 해 먹었는데 정말.. 복숭아시럽을 산 건 잘한 일인 것 같다. 삶의 질이 올라간 듯. 티백 많은 거 어떻게 처리하지? 내 고민을 해결하면서도 동시에 만족스러운 여름밤을 제공해 준 우리 복숭아시럽쨩... 기분 되게 좋았는데 페라리가 베텔 홈에서 베텔 퀄리를 망침. 베텔꺼만 망쳤나? 샤를 것도 망쳤다. 페라리가 잘하는 게 뭘까? 뭐지? 좋은 선수 데려와서 멘탈 바스러지게 만들기? 선수가 올려놓은 순위 썩은 타이어전략으로 끌어내리기? 뭘까^^?

 

일요일 오전엔 하얀 블라우스 2개를 유한젠에 담갔다. 담그자마자 블라우스의 노란 때가 쏴아 빠지는데 쾌감 느낌 ㅋㅋ 주말마다 얼룩 빨래를 해줘야겠음. 그리고 현미밥도 지었다. 물을 조금 많이 해서 백미코스로 지었는데 그냥 백미할 때처럼 물 넣어도 될 것 같음. 약간 질게 되었음. 비나그래찌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엄마동생과 '더 포'라는 베트남식당으로 점저 먹으러 감. 분짜 상당히 맛있었고 또 갈 만 하다. 먹고 나와서 차를 타려는데 차 키 배터리가 다 돼서 혼쭐이 났다. 동생이 가보고 싶은 카페가 있대서 갔는데 거기도 또 맛이가 있네! 다이어트 생각 안 하고 막 먹음^^ 엄마, 동생이랑 대화하는 거 정말 재밌고 즐겁다. 아빠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맨날 바쁘다. 다음주 중에 둘이서 냉면맛집 가자고 얘기는 일단 해놨다.

 

잊지 않고 쓰레기봉투를 사 집으로 돌아옴. 나의 기억력에 홀로 감탄하며 오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빨래를 돌리고 밀프렙을 만들었다. 불 앞에 서면 요즘 같은 날은 땀이 절로 나는데... 아싸리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요리 하는 거 그렇게 나쁘지 않은 거 같음ㅋㅋ 요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그래도 이번 달에 요리 몇 번 해봤다고 뭘 먼저 해야하는지 대충 순서가 머릿속에 잡혀있어서 망설임없이 빠르게 한 듯. 빠르게 끝내고 빨래 널고 운동도 끝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독서모임에 가입하게 된 거 같다. 종종 이쪽 지역 사람들과 익명으로 대화하는 카톡방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독서모임 찾다가 들어오게 된 사람들이었고, 어케 얘기가 되어서 독서모임까지 만들게 됨ㅋㅋ 그냥 흘러가는대로 따라가 보기로 했다. 늦게 운동을 하고 독일 그랑프리를 봤다. 보면서 내일 오후에 먹을 월남쌈을 싸려고 했는데 레이스가 너무 재밌어서 엉망진창으로 쌈^^ 경기는 끝날 때까지 재밌었고 그 이후에야 남은 집안일을 겨우 할 수 있었음.

 

집안일+요리와 레이스, 사람들과의 교류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주말이었고 별로 쉬었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좀 알차게 보낸 듯한 주말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