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크리스티전집1-빛이있는동안

애거서크리스티전집1-빛이있는동안

여름을 맞이하야 애거서 크리스티 단편집을 읽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목차를 보니 몇 작품은 영드 <마플>로 접하기도 했음. 찾아보니 황금가지에서 나온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은 총 79권으로...! 존잘인데 다작까지 한 작가 애거서. 난 A세트(1~10권)를 구매했고 이 글은 그 중 가장 첫번째 책, <빛이 있는 동안>을 읽으면서 틈틈이 메모를 한 게시물이 될 것이다.

 

꿈의 집

다 읽고도 뭐지??? 머릿속 물음표만 뜨다가 덧붙이는 글 보고 이해했다. 초창기 그가 심심풀이 땅콩으로 쓰기 시작한 글.. 그래서 부족하지만 점차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기점이라는 것.

 

‘그 심심풀이 땅콩 같은 이야기는 내 안에서 자라났다. 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 한가한 날이면 나는 그 이야기에 살을 붙이곤 했다. 그 이야기들은 언제나 슬픈 결말로 끝났고, 때로는 아주 고상한 도덕적 취지를 지니기도 했다.’

 

이야기를 심심풀이 땅콩에 비유한 거 너무 인상 깊다. 대단한 메세지와 방대한 세계관을 담은 이야기를 써야된다는 생각에 쓸 엄두도 나지 않아 한 글자도 쓰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겐 정말 필요했던 말. 단편 <꿈의 집>은 확실히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지만 애거서가 초기에 어떤 글을 썼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글이었다. 애거서는 이야기꾼이다. 별 의미없이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즐길 수 있는.

 

여배우

오...! 솔직히 제대로 된 애거서 크리스티 글을 읽은 건 이 단편이 처음인데 (꿈의 집은 위 내용대로 약간 습작 같은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제외함) 생각보다 너무 재밌어서 놀람. 일단 난 외국번역소설을 그렇게 즐겨읽는 편이 아니어서 기대가 별로 없었는데 짧지만 굉장히 흡인력 있었고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었다. 요즘 세대는 영화, 드라마, 책등 다양한 콘텐츠로 다양한 결말을 봤기 때문에 이젠 반전이 있을 기미만 보이면 나 역시 대충 눈치를 채는데 이건 전혀 예상을 못했음. 이 책을 100년 전에 읽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면 더 두근거리는 부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