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으..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얼탱이 터진당.. (스포) 두 서양인이 각자 어떤 이유로 일본에 와서 외로움을 느끼고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얘긴데... 굳이 일본을 그렇게 미개한 나라처럼 그렸어야 했나 의문임. 

 

호텔 샤워기 높이가 낮고 사람 많은 엘레베이터를 탔을 때 사람들 정수리 위로 혼자 튀어나오는 거야 뭐 신장이 큰 서양인이 아시아 와서 겪는 흔한 일이라고 쳐도.. 호텔직원이나 통역사나 제대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없는 걸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고 왜 그들은 r이랑 l발음을 구별하지 못하는 걸까 < ㅋㅋㅋㅋㅋㅋ 스시집 주방장에게 당신 얼굴이 왜 그래요? 영어로 묻고 조롱하는 건 물론이고 다친 엄지 발가락을 보고 이 나라 사람들은 좀 이상한 거에 열광하니까 이거 보고도 오! 발가락스시! 하고 열광하지 않겠냐 뭐 이런 식의 발언들. 그냥 이 영화에 일본이라는 배경은 주인공들을 고립시키고 외롭게 만들기 위한 장치 수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혹시 이 영화가 일본정부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면 일본한테 고소 당해도 할 말이 없는ㅋㅋ 


스칼렛요한슨이 혼자서 일본을 돌아다니는 장면은 좋았다. 외국인의 입장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이나 홀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 모두 대사 없이 긴 샷으로 잡혀 외로움이 잘 느껴졌음.. 얼마나 외로웠으면 일본 출장 와서 다른 여자랑 원나잇 하는 유부남에게 마음을 주냐 이거예요..


매력적인 두 남녀가 텐션있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끌리는 로맨스는 전혀 아니었고.. 그냥 낯선 곳의 이방인이자 가까운 주변이들에게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간의 공감대.. 이야기임. 애초에 남녀 나이 차이 설정 때문에 <비포 선라이즈> 같은 여행지 설렘 로맨스는 있을 수가 없구요.. 저에겐 전성기가 지난 늙은 남자의 판타지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