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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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일단 그냥 실재 사건 기반의 언론 영화임. 영화를 보기 전에 대충 예상했던 시나리오였고 끝도 마찬가지 였음. 오히려 어떤 이야기나 갈등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없는 게 반전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주인공 캐서린 그레이엄의 인생을 끼얹었다는 점이다. 45년 전업주부로 살다 남편이 죽고 커다란 신문사의 경영진이 된 캐서린의 서사가 구구절절하지도 않고 정말 산뜻하게 얹어졌다. 그런 장면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어떤 대사도 없이 여성들이 걸어가는 캐서린을 눈을 좇는 부분. 그리고 캐서린이 방문을 열었더니 양복입은 남자들로 가득한 부분임. 뭘 보여주고 싶은지 감독 의도가 정말 투명하게 느껴지는 연출이었는데 난 원래 인위적인 거 좋아해 

스티븐스필버그는 그냥 영화를 갖고 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 컷을 자르는데 전혀 고민이 없었던 것처럼 전개가 시원시원했고 그의 헐리웃(?)연출도 익숙하고 편안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좀 웃기고 싶은 욕망이나 장난 치고 싶은 욕망 같은 게 생기는 모양인지 시리어스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과장된 구도, 연극적 연출(닉슨이 통화하는 실루엣장면 ㅋㅋ) 등이 느껴져 즐겁게 봤음. 개인적으로 좋았던 장면은 히피가 주고간 문서를 밴에게 건네며 주절주절 히피의 모습을 묘사하는 기자1의 장면임. 

영화 초반에 캐서린과 밴이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이미 메릴스트립과 톰행크스 연기대결 시작됨ㅋㅋ 두 사람이 연기하는 거 보면 넘 즐겁고 그러타.  

이번 영화를 통해서 펜타곤페이퍼 사건에 대해 좀 더 알게 됨. 베트남 전쟁에 대해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뻔뻔하게 연설했을 거라곤 생각 못했고 ㅋㅋ 물꼬는 뉴욕타임즈에서 틀었지만 보도중지되자 워싱턴포스트에서 이어 보도한 건 전혀 모르고 있었음. 그리고 퓰리처상은 뉴욕타임즈의 몫이었다는 것도.. 좀 안타까운 건 베트남의 입장을 짧게라도 다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한국인인 내가 할 말은 아닌가 싶지만.. 쇼코의 미소였나 거기서 봤던 베트남 사람 이야기도 생각나고 그랬다.